엠패스를 들어본 적이 있나요
민감한 영혼을 지칭하는 단어가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우연히 책을 읽어주는 마음공부 관련 유튜브에서 접하게 된 이 책을 통해서 저는 엠패스란 뜻을 새롭게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모든 것이 변했다'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도 읽었으니 이번 신작도 읽어야지 싶었습니다. 아니타 무르자니의 그리고 모든 것이 변했다가 죽음과 삶의 경계에서 일어나는 체험을 담담하게 알려준다고 하면 이 책은 독자가 좀 더 세밀하게 타겟팅된 경우로 저같이 민감함에 고민하고 힘들어하는 엠패스들을 대상으로 쓰인 책이었습니다. 들어가며라는 첫 페이지에서부터 전부다 제 이야기를 적어놓은 것 같이 느껴졌습니다. 첫째줄부터 한 페이지 내내 공감되기는 처음이었는데 이것이 나만 겪는 일이 아니구나 싶다는 생각이 드니 그동안 힘들었던 마음을 공감을 받는 듯한 분위기에 읽는 동안 눈물이 나기도 했습니다. 그래. 나 말고도 이렇게 민감하고 다른 사람들의 감정이 쉽게 느껴져서 힘든 사람들이 있구나 싶었습니다. 평소에 성격적으로 극 내향적인 사람이라는 표현 아래 나를 숨겨왔다고 하면 이 책을 통해 민감한 성격의 장점들을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 배울 수 있는 책이었습니다.
공감의 경계가 어려운 엠패스들
저는 공감의 경계가 항상 어려웠습니다. 딸들이 어디가 조금 아프다고 하면 저는 제가 아픈것 처럼 마음이 아팠고, 불안해하는 모습을 주변에서 보여주면 저도 곧 불안해졌습니다. 많은 사람들 속에서 불편함이 싫어 혼자이고 싶어 했고 "넌 너무 신경을 많이 써"라는 말이 제 주변에서 저를 위로한다고 해주는 말이었습니다. 매일 대화하는 사람들의 감정과 에너지를 끌어안고 싶지 않은데 의도적으로 그러지 않아야지라는 생각을 명확하게 하고 있지 않으면 어느새 저는 그들과 감정이 하나가 되고 말았습니다. 이 부분은 최근에 오은영 박사님이 금쪽 상담소에서 상담을 해주면서 같은 조언을 해준 적이 있었는데요. 오은영 박사님이 해당 프로그램에서 설명해준 내용의 요지는 사람들이 공감에 대해서 잘 못 알고 있는 경우가 의외로 많다는 것이었습니다. 상대의 감정을 똑같이 느껴줘야 잘 공감해준다고 생각하는데 실은 그 사람이 그런 감정을 느끼고 있구나를 알아주는 것 까지가 공감이라고 말이죠. 민감하고 예민한 성향을 가진 엠패스들에게 그 선을 정한다는 것이 가장 어렵지만 내가 해줘야 하는 일이 거기까지라는 걸 정하고 나면 사람들을 대할 때 유심히 저를 지켜볼 수 있었습니다. 저는 딸들이 속상해서 울거나 고민을 털어놓을 때 수도 없이 내일처럼 고민하고 속상해하고 걱정했다(내 일이 아님에도 내일같이 느껴짐) 고하면 이제는 다른 연습을 해보고 있습니다. 에너지의 경계가 느껴지는 듯하여 아이들의 에너지와 내 에너지가 뒤섞이지 않도록 언제나 기대고 고민을 털어놓을 수 있는 엄마가 되도록 들어주는 위치를 잡고 아이에게 설명해주곤 합니다. 엄마는 어렸을 때 이런 적이 있었어. 정말 속상했겠구나. 적당한 공감과 위로를 해줄 수 있는 엄마. 예전처럼 '그 일을 어떻게 처리해줘야 하지'라는 생각 대신에 네 삶에 일어나는 일들을 네가 잘 처리할 수 있을 거야 잘 처리하기 바란다 하고 응원하는 마음으로 있어주려고 합니다.
민감함은 약점이 아니라는 아니타
엠패스들은 현실을 해석하고 어떤 일이 일어났을때의 반응에 대해 다른 사람도 나와 똑같겠지라는 생각을 한다고 합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내가 다른 사람의 어떤 감정에 이런 기분이 들면 내 감정에도 다른 사람이 같은 느낌을 받겠지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사실은 전혀 그렇지가 않더라고요. 제가 힘들 때 남편이 제게 해 준 조언들은 그들만의 필터로 경중을 따져서 저에게 해준 위로였고 제가 실제로 어떤 정도의 감정의 고통에 휩싸여있는지는 전혀 모르고 있었습니다. 사람들이 다 다른 이유가 그런 거겠죠. 이런 생각들을 우리의 부정적인 성향이라고 판단하고 자책하기보다는 진실한 모습을 받아들이고 탁월한 공감능력과 민감함으로 세상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삶을 살도록 하는데 주의를 기울이기로 했습니다. 민감함은 약함이 아니다고 응원해주는 엠패스의 대모 같은 아니타 무르자니가 두려움 없이 당신 자신이 되라고 그래도 괜찮다고 알려주니 읽으면서 참 고마웠던 책입니다. 직관의 힘을 키우는 명상과 내면의 신비가와 연결되는 방법들도 책에 나와있어 도움이 많이 되었던 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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